
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. 스미다가와도 그 빛을 반사해서 탁하게 보였는데, 조그만 배 하나가 상류를 향
해 나아가고 있다. 다리를 건너서 그는 옆에 있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. 다리 밑을 빠져나와 스미다가
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. 강의 양 옆에는 보행도로가 만들어져 있다. 무엇보다도 가족 단위나 커플이 산
책을 즐기는데, 이 앞이 키요스하시 부근이어서 신오오하시 근처에는 휴일이라도 그다지 사람이 접근하지
않는다. 그 이유는 가보면 바로 알게 된다. 파란 비닐 시트로 덮인 노숙자들의 쉼터지만, 죽 늘어서 있기
때문이다. 바로 위를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어서 비바람을 피하기에는 여기가 적당할 지도 모르겠다. 그 증
거로, 강 반대편에는 파란 판잣집조차 하나도 없다. 물론, 그 사람들 나름대로 집단을 형성해 두는 게 뭔가
둘러대기 좋은 사정도 있을 것이다.
이시가미는 파란 판잣집 앞을 담담하게 계속 걸어갔다. 집 크기는 고작 사람 키 정도이고, 그 중에는 허
리 정도 높이밖에 안 되는 것도 있었다. 판잣집이라기보다는 상자라고 하는 게 맞겠다. 하지만 안에서 자
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. 판잣집이나 상자 근처에 약속이나 한 듯이 빨랫줄이 매달려 있
어서, 여기가 생활 공간이란 걸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.
오전 7시 35분, 이시가미는 여느 때와 같이 아파트를 나왔다. 3월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아직
바람은 꽤 차다. 목도리를 턱까지 올려 걷기 시작했다. 거리로 나가기 전에 슬쩍 자전거 보관소
를 보았다. 거기에 몇 대가량 늘어서 있었는데, 그가 생각하던 녹색 자전거는 없었다. 남쪽으로
20미터 정도 걸어가면 있는 큰길로 나갔다. 신 오호하시 거리이다. 왼쪽으로, 즉 동쪽으로 가면
에도가와 구를 향하고, 서쪽으로 가면 니혼바시로 나간다. 니혼바시 바로 앞에는 스미다가와가
있고, 여기를 건너는 게 신오오하시이다. 이시가미의 직장으로 가려면, 남쪽으로 똑바로 내려가
는 게 제일 가깝다. 몇백 미터를 가면 키요스미 정원이라는 공원에 다다른다. 공원 바로 앞에 있
는 사립 고등학교가 그의 직장이다. 즉, 그는 고등학교 교사다.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.
이시가미는 눈 앞의 신호등이 빨간 불이 되는 걸 보며, 오른쪽으로 돌아 신오오하시를 향해 걸어
갔다. 맞바람이 코트를 강타했다. 그는 양손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몸을 약간 앞으로 구부려서 발
을 떼기 시작했다.
* 위 번역글은 시판중인 번역본 없이 본인의 번역 연습을 위한 것이므로, 내용 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.